by 멍멍이는냐옹 2022. 3. 5. 03:33

서른 넘어서 이 구린 이야기를 어디에 저장해둘까 했는데 이런 좋은 쓰레기통이 있다는걸 잊고 살았다.

 

재택근무 중 최악의 비호감 대통령 사전투표를 하고 집에 오는데

아침부터 아무것도 못 먹고 일하다가 투표하고 오니까 굶어죽겠더라.

 

다음 주 부터 아파트 엘베 공사가 있어서 택배고 배달이고 받으려면 큰 맘먹고 나가야한다.

그래서 거의 이번 달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떡볶이를 주문했지.

 

이름이 확 끌리는 그 가게는 처음보는 이름의 체인점이었다.

*** **** *** *** 마포점.

이름이 하도 특이해서 자음으로도 못 쓰겠다.

 

배민 어플로 12시 19분에 주문을 했다.

 

기다렸지.

 

기다렸지..

 

 

나 이거 한시간 반 기다렸어.

 

주문을 넣은 시간이 물론 점심 피크시간인 것을 알지.

아니까 그냥 입 꾹 닫고 기다렸지.

 

리뷰를 남겨보라는 알람이 배달 완료보다 먼저 뜬 것이 개그포인트다.

 

 

뭐야 다시 보니까 내 발도 찍혔네? 아 이건 개인정보 유출이다.

 

떡볶이랑 치킨이랑 같이 주는거였어.

거기에 튀김을 추가했지.

거기에 리뷰이벤트로 튀김을 더 추가했어.

아마 업체 사장은 서비스까지 줬는데!! 라고 했을거야.

 

음식 받자마자 리뷰 작성용으로 얼른 쓱쓱 사진을 찍고 빨리 먹기 시작했지.

아무리 재택근무라도 어느 정도 일은 해야하고 점심 먹을 시간은 다 지났고 바쁘니까.

 

 

적당히 매운맛.

 

떡볶이 맛이 정말 최악이었어.

매운 정도는 안매운거, 적당히 매운거, 매운거 선택 사항이 있었던걸로 기억하는데

처음 주문할 때는 당연히 적당히로 선택했지.

 

그냥 뻘건 물에 떡이 들어있는 수준.

근데 그 뻘건 물이 다 식었어.

찬물 정도는 아닌데 미지근인거지.

 

난 외국에서 먹는 떡볶이인 줄 알았어.

적당히 매운걸 주문했는데, 아무 맛이 안나...

이런걸 한국에서 팔 수가 있나..?

팔 생각을 하는건가..?

나 외국인인가..?

 

일이 급하고 굶어죽을 것 같아서 일단 막 밀어넣었지.

내 돈 나간거고 음식 버리는걸 좋아하지 않아.

 

 

치킨과 튀김이 있었지.

떡볶이가 다 식을 정도면 치킨과 튀김은 어떻겠어.

그냥 기름 떡이지...

만두에서 막 기름이 흘러....

 

치킨은 사진에서 보이겠지만 고기는 거의 없고 옷이지.

옷인데... 옷도 눅눅 기름... 뭐... 답도 없다..

 

떡볶이, 치킨, 튀김 뭐 하나라도 마음 둘 곳 있었으면 이런 짓을 안했을텐데

정말 열 받았고 리뷰에 별점을 한개만 줘버렸지.

 

분노의 별 1개 리뷰

 

 

내가 쓴거 다시 보니까 어묵 얘기를 빼먹었네.

떡볶이에 들은 어묵이 넙적한 어묵이었어.

아마도 직사각형 크고 넙적한 어묵을 잘라서 사용하는 것 같더라구.

 

정말 먹다가 웃겼던게

어묵을 하나 먹으니까 두 세개가 같이 올라와.

제대로 안 자른거지.

허허허허허.... 진짜 먹으면서 웃었었네.

 

 

그렇게 내가 할 수 있는 보답을 해줬지.

돈 받고 이 따위 것을 내놓았으면 별 1개 받을 생각은 했어야지.

 

4시 20분 쯤 갑자기 전화가 왔지.

 

배달의민족 고객센터 통화기록

 

요즘 뭐 선거 관련해서 전화 많이 오니까 그런건가 싶어서 그냥 받아봤지.

여론조사 안하구요 허씨 전화 몇번 왔구요 윤씨 전화도 받아봤네.

그러고보니 이씨는 전화를 안했네?

 

몰랐는데 받아보니 배달의민족 고객센터였고 업체에서 나하고 전화를 하고 싶다고 한다고 그러더라.

전화를 할 이유가 있나요? 하면서 안한다고 했지.

내가 돈 안내고 먹은 것도 아니고 먹은대로 솔직하게 리뷰 써 줬으면 끝난 관계지 구질구질하게 왜 그래.

 

아. 그래. 튀김 몇개 더 얻어먹었는데 별 5개 안줬어.

근데 받아본게 심각하잖아. 그 쪽에서 먼저 선 넘었잖아. 내 소중한 한끼 식사를 제대로 망쳐줬잖아.

쫄쫄 굶어서 배고픈데 맛이 없다고 느낄 정도면 어떻겠냐고.

난 돼지라서 내 밥 엉망인거 쳐먹으면 하루 종일 기분 나쁘다고.

쳐먹고 마시고 게임하려고 돈 버는 돼지인걸?

 

 

난 솔직히 그냥 답글로 미안하다 써주면 리뷰 수정이던 삭제던 하려고 했지.

요즘 커뮤니티에 종종 올라오잖아. 그런 업주의 진심인 듯 그런 답글.

 

근데 왠걸.

생각도 못한 선물을 받았지.

 

리뷰 임시조치.

 

리뷰 그냥 업주가 요청하면 다 삭제때리고 임시조치하고 그런거네?

왜 이런거 없나 했다.

이래서 다 별 평점 5점 4.9점 이런거구나.

 

나도 열 받지.

엉망인 음식을 내놨으면 엉망이라는 평가를 받을거라는 생각은 안하는건가?

그래서 배민에 전화했지.

그래서 4시 19분에 전화 받은 이후에 통화기록이 있는거야.

 

이거 뭐냐.

왜 이런게 된거냐고 상담사한테 물었지.

상담사는 업주가 삭제요청한거고 법률에 따라서 조치가 된 것이라고 답변해줬다.

그래서 업주가 요청하면 다 이런게 되는거냐 그랬더니 된대.

 

"상담사님 입으로는 말할 수 없지만 사실 상 리뷰 조작을 하는거네요?" 라고 했더니

당연히 이런 말에는 답변을 제대로 못했지.

사실이거든.

 

법이 어쩌고 저쩌고....

미안한데... 나도 법 많이 봤었거든. 그래서 법 어쩌고 해도 겁이 안나.

많이 봤어. 대학교 전공도 경찰이었고 나 경찰 준비 했었거든.

지금은 그거 다 말아먹고 전혀 다른걸로 먹고 살지만.

 

또 상담사한테 물어봤던건 업주가 저런 요청을 하면 요청에 대한 사유, 코멘트가 있는지 물어봤지.

그런거 없대.

 

내가 이거 알아봐달라 저거 알아봐달라 말해서 두세번 전화 했던거고

마지막으로 상담사한테 지금까지 통화한 내용 전부 녹음 됐는데

다른 곳에 사용해도 되냐고 했는데 된다고 하더라?

허허허허허.... 하긴 본인은 엄청 수비적으로 아무 말도 안했거든.

 

안된다 없다 법대로 했다.

 

그러고 나서 어이가 없었는데 하도 전화한걸 배민에서 업주한테 전화를 한건지

업주가 캥겨서 그런건지 삭제요청 받은 리뷰에 답글을 달았어.

 

업주의 황당한 답글.

 

내가 삭제 거부한거 보고 30일 뒤에 오픈되니까 열심히 쓴건가?

 

라이더 픽업 직전 따뜻하게 완성한다?

→ 그렇게 미지근 챱챱하게 식으려면 라이더 픽업 직전에 완성한거 아니잖아.

떡볶이 솔직히 그렇게 쉽게 안식는다고 국물이 얼마나 많은데.

 

항상 똑같은 양으로 조리하는데 내 입맛이 까다롭다?

→ 나 진짜 지금까지 리뷰 쓴거 재작년꺼까지 봤는데 별 5개 다 줬어.

뭐라도 중간이라도 가는 맛이 있으면 그냥 별 5개라고.

 

어묵은 4등분 해서 원래 그런거다?

→ 4등분을 하는거면 똑바로 다 잘라야지 왜 자르다 말아서

두 세개씩 같이 올라와서 웃음벨 누르고 그래?

 

기름은 오픈에 새거 쓴다.

→ 새 기름을 쓰시더라도 기름을 충분히 안빼고 오래되면 다 이렇겠죠.

튀김이 뭐 별 수 있습니까? 업주님? 기름 좀 털어주세요 좀. 안그래도 나 돼지라서 힘듭니다.

 

 

언제든 전화하면 전액환불과 사과하겠다구?

리뷰 삭제요청을 누르고 내가 삭제거부 하고 배민 전화해대니까 답글을 달아?

 

진짜 그냥 답글에 이렇다 저렇다 말 안하고 미안하다고만 썼어도

내가 그냥 리뷰 삭제하거나 수정했다.

30일 뒤에 내 리뷰 다시 오픈되겠지?

절대 안 지워.

 

 

다음 달에 엘리베이터 공사 끝나면 또 주문할거야.

주문해서 또 똑같은 그지같은 맛이면 별 1개 리뷰는 또 달릴거고

똑같은거 또 하자구.

그 때는 내가 음식 그대로 남겨서 사진도 더 찍고 뭔가 남겨둘게.

 

 

물론 내 돈 나가는 헛짓인건 맞는데 살면서 이런 액수의 낭비는 할 수도 있는거잖아?

 

업주가 리뷰 관리질 할 수 있게 만든 배민도 쓰레기인데

진짜.... 떡볶이 가게 너.... 떡볶이한테 그러는거 아냐.

난 치킨보다 떡볶이가 더 입맛 순위가 높은 돼지라고.

by 멍멍이는냐옹 2022. 3. 4. 23:12
| 1 |